한수원, 한국전력공사, 웨스팅하우스와 지식재산권 분쟁 해결, 글로벌 협력 강화
한국수력원자력(KHNP)과 한국전력공사(KEPCO)는 웨스팅하우스전기와의 지식재산권 분쟁을 해결하고 글로벌 원자력 시장에서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결의안은 국제 원자력 분야에서 입지를 확대하기 위한 한국 기업들의 지속적인 노력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한수원의 체코 두코바니 신공장 건설을 위한 최종 계약에 큰 걸림돌이 됐던 지적재산권 분쟁이 16일(현지시간) 미국에서 해결됐다. 이번 논란은 웨스팅하우스가 한수원이 체코에 공급할 계획인 한국형 원전 APR1400이 원기술에 기반하고 있다는 주장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반면 한수원은 APR1400 국산화에 성공했으며 독자적인 수출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한수산본부와 한국전력공사는 17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협약으로 웨스팅하우스와의 지식재산권 분쟁을 공식 종식하고 글로벌 원자력 시장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협력 관계 복원을 통해 글로벌 원자력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이번 협약은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의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번 협약의 의의를 강조했다.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은 “50여년간 지속돼 온 전통적인 협력관계를 회복했다”며 같은 분위기에 공감했다. 이를 통해 양측의 법적 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해외 원전 발주에 보다 적극적으로 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분쟁 해결로 한수원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체코 신규 원전의 수출 계약 체결 가능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계약은 3월로 마감 시한이 정해져 있으며, 지적재산권 문제가 해결되면 거래를 마무리하는 데 큰 걸림돌이 제거됩니다.
8일(현지시간) 한미 양국 정부가 원전 제3국 수출과 관련한 소통체계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공식 체결한 것도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의 협상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한수원과 한국전력, 웨스팅하우스와 웨스팅하우스의 지분을 보유한 캐나다 핵연료 기업 카메코(Cameco)가 16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지적재산권 분쟁에 대한 협상을 마무리했다.
상호 기밀 유지 협약으로 인해 지식재산권 협상 타결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한수원이 웨스팅하우스에 상당한 양보를 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러한 양보에는 수조 원에 달하는 로열티 제공이나 체코 원자력 발전소 수출과 관련된 작업, 향후 다른 제3국에 대한 원자력 발전소 수출 공동 추진 등이 포함될 수 있다.
원전 특정 지역 수출과 관련해서는 양사가 웨스팅하우스의 전통시장인 유럽에 공동 진출하고, 한국은 중동 신흥시장에만 진출하는 등 ‘상호 조정’이 이뤄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전략적 조정은 불확실한 분쟁을 지속하기보다는 ‘한+미 팀’으로 글로벌 수출시장을 확대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다만 한국 기업이 ‘Team Korea’가 아닌 ‘Team Korea+US’로 글로벌 무대에 진출할 경우 독자적으로 진출할 때보다 한국 기업이 얻을 수 있는 혜택이 적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한수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안보 우려와 AI 붐에 따른 전력난으로 세계 원자력 시장이 다시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과 협력하여 성장하는 시장을 공동으로 공략하는 것이 양국의 장기적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설계에 대한 원천기술을 보유한 한국과 설계, 시공, 운영에 대한 역량을 갖춘 한국이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이제 민간이 이 문제를 건설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 문제가 해결된다면 거대한 시장에서 공동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는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며, 한국과 미국 기업이 많은 일을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웨스팅하우스와 새로운 전략적 관계를 맺음으로써 한미 간 협력 체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글로벌 원자력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